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 인터뷰
"임정기념관 3.1운동 100주년 때까지 첫삽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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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이 29일 서울 중구 임시정부기념사업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1.2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은 독립운동사와 현대사를 동시에 증언할 수 있는 몇 남지 않은 원로 중 한명이다. 일제강점기 중국 상하이에 망명한 독립운동가 조부, 부모와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임정 요인의 무릎 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해방 후 귀국해 조선일보를 거쳐 민족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지만 조용수 사장이 5.16쿠데타 세력에게 간첩으로 몰려 선고 다음날 사형당하는 야만의 현장도 지켜봤다.
김자동 회장은 29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올해 89세의 고령이 무색하게 임정기념관 건립문제는 물론 국정역사교과서, 최근 시국문제까지 현안을 꿰뚫으며 단호한 기개를 잃지않았다.
김 회장은 정부가 공개한 국정역사교과서에 대해 "일본 침략자·일본 우파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교과서의 내용대로라면 1948년 이전에는 대한민국이 없었다는 말인데 5·10 남한 단독선거로 대통령이 된 이승만조차 그렇게 주장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마디로 독립운동 역사를 부정한 '반민족·반역사적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만·박정희의 공과를 균형있게 서술했다는 것도 정부의 해명이다. 특히 이승만은 외교독립투쟁 등으로 독립에 기여했고, 박정희는 경제·산업발전으로 국민의 민주의식 각성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업적을 강조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승만의 외교독립투쟁을 과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외교적 방식으로 독립에 기여한 사람은 이승만 뿐이 아니며, 미국 외에 지역에서도 활발했다는 설명이다. "일본 앞잡이 한 것 보다야 낫지만 그렇게 특별한 투쟁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국정교과서의 박정희 서술도 혹평했다. 그는 "4.19로 비로소 민주주의가 출발하려는데 그걸 뒤집은 게 박정희"라며 "그런데 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했다니 본인도 감히 그렇게 주장하지 못했었다. 참 한심스러운 일"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균형적으로 공과를 서술했다는 주장에도 "그렇게 따지면 역대 대통령 누구나 공과가 있다. 전두환까지도 공과가 있다. 100가지 일을 했다면 다 나라 망칠 일만 하진 않았을 것 아닌가"라며 "민주주의를 파괴한 사람에게 공을 이야기하다니…"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또 현대사 집필진에 국사학자가 1명도 없을 정도로 "자격없는 인물들이 만든 교과서"라며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김 회장 여생의 소망은 임시정부기념관의 첫삽을 뜨는 것이라도 보는 일이다. 임정기념관은 중국정부가 상하이 등지에 8곳이나 세웠지만 정작 국내에는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지지부진 했기 때문이다.
"임시정부기념사업회가 출발했을 때가 노무현정부 말기였다. 그때 적극적으로 해서 착공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이명박씨는 역사와 민족에 대한 관념이 희박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독립운동가에 호의적이지 않다. 지금은 어렵다고 본다."
서울시가 서대문형무소박물관 옆 서대문구의회 부지를 내놓으면서 건립에 숨통은 틔였다. 김회장은 박원순 시장의 협조에 고마워하면서도 "임정기념관은 국가가 나서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건립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인데 정부는 별 움직임이 없다.
김 회장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 때까지 꼭 건립되기를 바랐지만 지금으로선 거의 불가능하다"며 "여생에 별다른 욕심은 없지만 그해 기공식이라도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