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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중근 의사 창작 뮤지컬 ‘영웅’, 의거 현장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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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족대…

등록일 15-02-09 10:03 조회 19,952
ㆍ배우들은 열연, 관객은 큰 호응… 하얼빈서 부활한 ‘안중근 정신’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첫번째 만세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 의병군 참모총장 안중근은 1909년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수장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직후 대한독립을 외쳤다. 동북아평화를 원했던 청년 안중근의 만세에 하얼빈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다룬 창작뮤지컬 <영웅>이 지난 7일 밤, 의거 현장인 하얼빈역이 있는 하얼빈시 환구극장 무대에 올랐다. 1600석 중 1400여석을 메운 중국 관객들은 8일까지 3차례 상연된 <영웅>에 큰 호응을 보였다.

7일 오후 중국 하얼빈 환구극장에서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다룬 뮤지컬 <영웅>이 중국서 첫 상연됐다. | 에이콤인터내셔날 제공


윤호진이 연출한 <영웅>은 안 의사 의거일 100주년이던 2009년 10월26일 첫 막을 올렸다. 안중근의 미화를 넘어 그의 현실적인 고뇌와 두려움을 담아내고, 이토 역시 조국에 충성한 군인이자 고독하고 품위 있는 인물로 그렸다. 작품은 초연 때부터 국내는 물론 미국 공연서도 호평을 받았다.

안 의사 타계 150년을 맞아 마련된 하얼빈 무대는 더 빛났다. 안중근 역의 강태을(35)을 포함한 주연배우 네 명은 첫 공연에 앞서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찾았다. 강씨는 “의미 있는 장소에 드디어 왔다. 정말 멋진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중국 정부가 세운 기념관에는 안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기차역 플랫폼 자리의 보존은 물론, 안 의사의 어린 시절, 거사 준비과정, 재판정과 감옥 관련 자료들도 선보인다.

<영웅>에서는 조선독립군을 돕는 중국인 왕웨이·링링 남매와 안중근 사이의 우정이 비중 있게 다뤄진다. 제작진은 중국 관객을 위한 극 중 이벤트로 안중근을 돕다 목숨을 잃는 왕웨이와 동생 링링이 등장하는 장면에 중국어 대사를 넣기도 했다. 대학생 안리(23)는 “하얼빈 사람들이 안중근을 다 알고는 있지만 이만큼은 몰랐다. 한국과 중국이 이전부터 힘을 합쳐왔구나 하는 생각과 자부심도 들었다”며 “배우들이 노래를 진짜 잘하고 감정표현도 현실적”이라고 평했다. 회사원 장줘어(59)는 “현대인들은 다 이기적인데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치는 진정이 감동적”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한국에서와 똑같은 수준의 무대를 꾸미기 위해 모든 장비와 무대를 대형 컨테이너 5개 분량에 실어 공수했다.

<영웅>의 하얼빈 공연은 제작진이 초연 때부터 추진해 온 일이다. 하지만 추진 6년 만인 지난해에서야 하얼빈시가 <영웅>팀을 먼저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하얼빈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마사회와 함께 이번 공연 예산을 지원했다. 윤호진 연출가는 “향후 중국어 버전 <영웅>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 공연은 한·일수교 50주년인 올해 하기로 했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없던 일이 돼버렸다.

<영웅>제작진은 7년 전 <영웅>을 만들기 위해 처음 뭉쳤을 때도 하얼빈을 찾았다. 독립운동가들이 큰 뜻을 품고 고뇌한 역사적 현장에서 영감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란영 안무감독은 “7년 전 하얼빈에 왔을 때 안중근만이 아니라 이름 없이 스러진 투사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한 안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웅>은 4월14일~5월31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도 상연된다. 강태을, 정성화가 안중근 역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