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벽 지사. <한겨레> 자료사진
1895년 태어난 조 지사는 1919년 당시 개성 호수돈여학교 학생이었다. 보수적인 유학계가 주류였던 양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양양감리교회 전도사였던 부친 조영순 등의 영향으로 멀리 떨어진 개성의 고등보통학교에서 공부했다. 개성 만세시위에 적극 참여한 호수돈여학교 비밀결사대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조선총독부의 휴교령이 내려진 뒤에는 고향인 양양으로 가서 시위 확산을 주도했다. 독립선언서를 숨긴 버선을 가방에 넣어 몰래 운반한 뒤 교회 청년이자 양양보통학교 8회 졸업생 김필선에게 전달했다. 그 뒤 김필선은 동창생들을 모아 면사무소 등사판으로 독립선언서를 복사했다. 유학계이며 30살 전후 중장년층을 규합하던 양양보통학교 1회 졸업생 최인식과도 연락이 닿아 함께 준비했다. 학생들의 활약에 힘입어 양양에서도 4월4일부터 매일같이 만세시위와 행진이 벌어졌다.
유관순의 오빠 류우석과 결혼한 뒤엔 양양에서 부친과 함께 ‘정명학원’을 설립해 가난으로 정규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 교육에 헌신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