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목 | “사죄할줄 모르고 말뚝을…인간다워야 상대를 하지” - 한겨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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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39932.html[7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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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테러’뒤 첫 수요집회 김복동 할머니 “그렇게 당하고 일본 끌어들이나” 세월이 수상하니 나다니지 말라고, 어머니는 말했다. 소학교 4학년까지만 마친 열다섯 소녀는 어머니 말씀대로 집안일만 도우며 지냈다. 1941년의 봄인지 가을인지 정확히 기억에 없는 어느 날, 계급장 없는 누런 옷을 입은 일본 사람들이 동네 구장과 반장을 앞세우고 경남 양산의 집으로 찾아왔다. “군복 만드는 공장에서 3년만 일하면 된다”고 그들은 말했다. 김복동(87) 할머니는 그 길로 대만을 거쳐 중국 광둥의 어느 부대에 갔다. 일본 군의관의 진찰을 거쳐 어느 건물에 모인 30명의 여성 가운데 1명의 중국인만 빼고 모두 조선 여자였다. 시멘트 바닥에 나무로 짠 침대가 있었다. 좁은 방 사이 나무 합판이 벽을 대신했다. 낮에 봤던 그 군의관이 방에 들어왔다. 뛰쳐나갔으나 금세 붙잡혔다. 한참을 맞았다. 군의관이 시키는 대로 해야 했다. 하루에 15명씩, 주말에는 50명도 상대했다. 나중에는 싱가포르로 옮겨 같은 일을 겪었다. 다시 수마트라, 말레이시아로 옮겨다녔다. 견디다 못해 독을 먹고 죽으려 했지만 살아남았다. 후유증으로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고, 만성적 어지럼증에 시달리고 있다. 세월이 수상하니 나다니지 말라던 어머니의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김 할머니는 다시 거리에 나왔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27일 낮 12시, 찌는 더위 속에서도 1028차 ‘수요집회’에 참석한 김 할머니는 바로 옆 ‘평화비’ 소녀상처럼 꼿꼿했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평화비’ 소녀상은 지난 19일 일본 극우 활동가 스즈키 노부유키(47)에게 ‘말뚝 테러’를 당했다. 사건 이후 처음 수요집회가 열린 이날, 외국인을 포함한 200여명의 시민은 치마저고리 차림의 청동 소녀상에 노란 조끼를 덧입혔다. “할머니에게 명예와 인권을”이라고 적혀 있었다. 소녀 시절엔 일제에 의해, 나이 들어서는 일본 정부와 극우파에 의해 명예와 인권을 희롱당한 김 할머니는 집회 내내 주먹을 모아쥐고 펴지 않았다. “(우익이) 되도 않는 말뚝 같은 걸 가져와 사람을 아무리 혼란스럽게 하지만 눈도 깜짝 안 해요.” 생존해 있는 60명의 피해 할머니 가운데 홀로 시위에 나온 김 할머니는 건강 때문에 집회에 나오지 못한 할머니들을 대신해 우익 세력의 만행을 꾸짖었다. 김 할머니는 “즈그(일본 정부)가 잘못한 것을 하나도 사죄할 줄 모르고 엉뚱하게 그따위 행세로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상대 안 하겠다”며 “인간이 인간다워야 상대하고 말을 하지, 일본 정부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할머니는 1992년부터 20년 동안 수요집회에 변함없이 참석해왔다. 다른 이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자리에 앉을 정도로 쇠약해진 몸이지만 김 할머니는 “일본 놈들만 생각하면 어디서 기운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한-일 군사정보 포괄보호 협정 체결을 승인한 데 대해서도 김 할머니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할머니는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우리나라 대통령이 일본을 끌어들인다고 하는 자체가 틀렸다”며 “과거에 일본한테 얼마나 당했는데 또 당하기 위해서 끌고 오느냐”고 호통쳤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의 안신권 소장은 “이번 일은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할머니들에 대한 또다른 테러이므로 모욕죄·명예훼손 등 적용 혐의를 검토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안 소장은 “국민이 모욕당하는데 일본 정부에 공식 항의조차 않는 우리 정부에도 다음주 중 항의서한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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