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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와대에 김구 선생 초상화와 글씨가 걸린 까닭은-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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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족대…

등록일 18-10-13 00:54 조회 22,117
1일 오후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청와대 수석들이 여민관 회의실 앞 복도에 새로 걸린 그림과 글씨를 보고 있다. 그림은 이동재 작가의 작품으로 쌀을 이용해 김구선생의 초상을 그렸으며 글씨는 김구선생의 유족들이 기증한 김구선생의 친필 글씨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일 오후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청와대 수석들이 여민관 회의실 앞 복도에 새로 걸린 그림과 글씨를 보고 있다. 그림은 이동재 작가의 작품으로 쌀을 이용해 김구선생의 초상을 그렸으며 글씨는 김구선생의 유족들이 기증한 김구선생의 친필 글씨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일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여민1관에 걸린 미술 작품이 화제였다. 백범 김구(1 876~1949)의 초상과 함께 친필 휘호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앞두고 초상화와 휘호가 걸린 여민1관 벽 앞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미술 작품은 이동재 작가(44)가 김구 선생의 초상을 아크릴로 채색한 캔버스 위에 쌀을 한 톨씩 붙여 제작한 ‘아이콘_김구’(2014)다. 이 작가는 쌀, 콩, 팥 등 곡식을 이용해 유명 인사들의 초상을 제작해왔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이 김구 선생의 이미지를 통해 ‘민족’ 상징이라는 의미를 극대화하려 했다고 한다. 작품 옆에는 김구 선생이 쓴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라는 한시가 함께 걸렸다. 조선시대 승려 서산대사의 선시로 알려진 문구를 김구 선생이 타계 8개월 전에 쓴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쯤 회의실에 입장하려다 복도에 걸린 작품들을 잠시 감상했다. 김구 선생의 글씨를 보고는 “저 글씨는 마곡사에 걸려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김의겸 대변인은 “낙관에 ‘대한민국 30년 10월26일 73세 백범 김구(大韓民國三十年十月二十六日七十三歲白凡金九)’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면 돌아가시기 직전에 쓰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구 선생은 스무살 때인 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일본인 장교를 죽이고 인천 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한 뒤 탈옥해 승려로 위장해 충남 공주 마곡사에 은거하며 이 절과 인연을 맺었다. 김구 선생은 해방 후인 1946년 마곡사를 다시 방문했으며, 1949년 6월 서울 경교장에서 안두희에게 암살된 뒤 49재도 이 곳에서 열렸다. 

이 글은 김구 선생이 암살되기 한해 전인 1948년 쓴 것이며, 김구 선생 손자인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이 2009년 김구 선생의 낙관을 찍어 마곡사에 기증했다.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원년으로 보면 1948년은 ‘대한민국 30년’, 201 8년은 ‘대한민국 100년’이 된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로 읽는 이 선시는 “눈 내리는 벌판 한 가운데를 걸을 때라도 어지럽게 걷지 말라. 오늘 걸어간 이 발자국이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리니”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