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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사람] “참 결이 고운 사람…노무현 정신은 의로움” - 한겨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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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족대…

등록일 12-05-24 14:30 조회 13,259

 

‘노무현 평전’ 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반칙과 특권을 부추기는 사회
‘정치보복 토끼몰이’에 갇혀 죽었지만
민초의 마음을 얻은 ‘위대한 패배자’

“그는 참 결이 고운 사람이었다. …그의 죽음은 공의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었기에 최후까지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고 노무현 대통령 3주기에 맞춰 <노무현 평전>(책보세)을 써낸 김삼웅(69·사진) 전 독립기념관장은 ‘노무현 정신’의 요체를 “의로움”으로 압축했다. 굳이 평전을 쓴 이유를 물었다.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세력들이 여전히 고인을 욕되게 하는 언행을 그치지 않고 있고, 고인이 필생으로 추구했던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가 ‘용납’을 넘어 ‘부추기는’ 사회로 급전되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노무현의 진실’을 제대로 파헤쳐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

새남터에 흩어진 성삼문 등 사육신의 주검을 몰래 수습하고 후한말 동탁의 전횡에 빗대어 수양대군을 비판한 매월당 김시습과, 사육신 전기인 <육신전>을 지었다가 부관참시까지 당한 추강 남효온을 거명하는 그에게 남다른 결기가 읽힌다.

그는 물었다. “우리 역사는 숱한 ‘위대한 패배자’들을 낳았다. 그들의 위대함은 승리자들을 덮고도 남아서 두고두고 민중의 흠모를 받아왔다. 근현대사만 둘러봐도 전봉준·최제우·안중근·이회영· 김구·여운형·조봉암·장준하…, 열 손가락을 헤아리고도 남는다. 이들은 일제·이승만·박정희 손에 살해당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오늘,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가?”

김 전 관장은 “결국 진실은 역사가 말해주고 민의가 가려줄 것”이라며 판정을 유보했지만, 다음과 같은 말로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을 승자로 자리매김했다. “정치적 소수파로서 우리 사회의 뒤틀린 권력구조 안에서 정치보복성 ‘토끼몰이’에 갇혀 죽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그는) 패배자다.…(그러나) ‘위대한 패배자’들이 그렇듯이 노무현은 패배함으로써 민초의 마음을 얻게 되었다.”

그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노무현 평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가시밭길을 택했던 노 전 대통령을 “현실적이냐 비현실적이냐가 아니라, 그것이 정도냐 사도냐가 문제”라고 한 백범 김구의 명제를 실천하는, 흔치 않은 정치인으로 봤단다. “내 나이 환갑이 되면 독립운동가와 통일운동가 각 15명씩을 골라 그들의 평전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그때부터 자료를 모으며 준비해 왔다. 당시 현역 정치인 중에는 김대중·노무현·김근태 3사람을 점찍었다.”

그는 지난 18일 김해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무덤을 찾아 평전을 헌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