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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919 한겨레] 뭐 먹을 것 있다고 동포 등처먹소?-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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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족대…

등록일 19-02-26 09:35 조회 1,769
군소리ㅣ순사보 출신의 기막힌 사기 행각
상인들 속여 받은 수표 위조 뒤 은행 인출
반신불수 고쳐준다며 일가족 수은중독 농간
사건 현장을 조선총독부 순사와 자위대원이 지키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사건 현장을 조선총독부 순사와 자위대원이 지키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편집자 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는 독자 여러분을 100년 전인 기미년(1919)의 오늘로 초대하려 합니다. 살아 숨 쉬는 독립운동가, 우리를 닮은 장삼이사들을 함께 만나고 오늘의 역사를 닮은 어제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려 합니다. <한겨레>와 함께 기미년 191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 되셨습니까?

 

 

 

날강도 일본의 침략으로 조선 인민의 고통이 그 끝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도 조선인끼리 단결하기는커녕 동포를 등쳐먹거나 사기를 치는 이가 있어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10~50원의 소절수(수표)를 받아 십자를 백자로 변조한 뒤 은행에서 돈을 찾아간 사기꾼 때문에 원성이 자자하다. 피해액만 무려 2천원(2019년 가치 약 1억6천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24일자 <매일신보>를 보면, 대구부 경정(京町)에 사는 정갑득(27)이라는 자가 경성 봉래정 일정목 8번지에서 우피(쇠가죽)상을 하는 장희완에게 “1원 지폐 50매를 은행에 가서 10전짜리로 바꾸려고 하는데 은행에서 잔돈으로 바꿔주지 않아 당신의 소절수를 가지고 가면 될 듯하니 50원짜리 소절수 한장을 써달라”고 했다. 장희완은 별 의심 없이 1원 지폐 50매를 받고 정갑득에게 50원짜리 소절수를 써줬다. 이에 정갑득은 한자로 된 오십의 십을 백으로 고쳐서 한성은행 남대문지점에서 500원을 찾았다. 졸지에 50원이 500원으로 탈바꿈한 순간이었다. 사기꾼 정갑득은 이런 식으로 지난 4일부터 10여일에 걸쳐 약종상에게 20원, 고물상에게 10원, 포목상에게 10원짜리 소절수를 받아 위조하는 등 총 2천원을 사취하였다. 승승장구하던 사기 행각은 은행에 맡긴 돈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된 상인들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공평동 여인숙에 은신하다 체포된 정갑득은 알고 보니 순사보 출신이었다. 토지조사국 기수설치단에서 일도 했다는데 잔꾀가 많다고 한다.

 

평남 강서군에서는 한 사기꾼의 농간으로 네 가족이 수은중독으로 몰살되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반석면에 사는 조찬식(19)은 아홉살 적에 높은 언덕에서 떨어져 반신불수가 되었다고 한다. 부친 조경하(63)는 아들 걱정에 약을 구하던 중 1월 중순에 이웃 동네 다방에 갔다가 황해도 해주 산다는 최모란 자를 만났다. 조경하의 고민을 들은 최모는 “아들이 매우 가엽다”며 쑥과 수은을 섞어서 태운 뒤 물을 부어 먹이면 된다고 하였다. 아버지 조씨는 최모에게 사례하고 평양에 가서 수은 서돈을 사서 왔다. 아들이 누워 있는 방안에서 수은과 쑥을 섞어 4시간 동안 태웠는데 그 방안에 있던 조찬식과 그의 처 최인식(28), 손자 조효신(6), 조귀덕(4) 넷이 갑자기 어지러워하더니 제일 어린 조귀덕은 지난 10일 아침 7시경에, 조효신은 11일 새벽 1시경에, 최인식은 동 4시경에, 조찬식은 동 6시경에 모두 수은중독으로 숨졌다. 행인지 불행인지 이 사단을 만든 부친 조경하는 평소 건강 체력이었던데다 중독량이 많지 않아 목숨을 부지하였다고 한다. 나쁜 놈들은 조선놈이나 일본놈이나 매한가지인 모양이다. 【마포 오첨지】

 

 

 

△참고문헌

 

<매일신보>(1919.2.24)